◀ 산행지: 강원도 영서 북부 ▶
2021 가을 버섯 산행... 3.
버섯 찾아 9시간.
능이버섯은 보였고, 송이와 표고버섯은 보이지 않았다.
다소 접근성이 떨어지는 능이버섯 자리.
올해에도 어김없이 능이버섯을 보여준다.
◆2021년 9월 11일(토. 음력: 8.5), 시간: 07:00-16:24(9시간 23분), 이동거리(도상): 11.1km, 고도: 358m- 877m) ◆
올해는 지난해와 능이버섯의 발생 시기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능이버섯이 북에서 남으로 순서대로 나오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중북부 지역에서 먼저 발생하여 영서 북부지역으로 능이버섯이 치고 올라온다.
지금 보이는 능이버섯은 올능이버섯으로 이미 전성기이거나 약간 지나서 벌써 노화되는 것들도 보였다.
영서지역의 제대로 된 가을 능이버섯은 아직 유균 상태의 것들도 나에게는 관찰되지 않는다.
접근성이 좋은 자리는 이미 인근주민의 몫이다.
그런 곳은 이미 수없이 주민들이 드나들었고 이맘쯤 흔한 먹버섯 하나도 구경하기 힘들다.
시간의 제약이 많은 외지인들이 접근성이 좋은 자리에서 능이버섯을 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래서 선택한 산행지.
물길을 건너야 하는데 보이는 것처럼 쉽지 않은 시작이다.
이곳에서 지난해 풍덩 빠지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고 결국 오래 쓴 휴대폰을 물에 적셔 교체했다.
보이기에는 쉬워 보여도 폭이 좁은 곳은 물살이 거칠고 잔잔한 곳은 물 깊이가 내 허리까지 올라온다.
올해도 역시 그랬다.
비록 접근이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간섭이 쉽지 않아서 버섯을 볼 확률이 높아진다.
역시 자리가 중요하다.
지능선에 올라서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지만 능이버섯은 보이지 않고 매년 소량 구경이라도 하는 곳에서 능이버섯 하나를 찾아냈다.
바로 옆에서 본 2번째 능이버섯
뽕나무버섯이 의외로 맛이 좋다.
너무 적은 양이라서 간섭은 하지 않았지만 상태도 좋은 편이다.
매년 같은지역에 보이는 보라싸리버섯이다.
보기만 하고 간섭을 하지 않았더니 점점 세력이 확장되어 지금은 3kg 이상 수확이 가능할 것 같다.
능이버섯이 나오는 철에는 이런 보라 싸리버섯까지 간섭을 하다 보면 제대로 된 산행을 하기 어렵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이다.
세 번째 본 능이버섯이다.
아직 다발로는 보여주지 않고 이렇게 독능이버섯만 보여준다.
노루궁뎅이버섯도 이제 시작이다.
노루궁뎅이버섯이 능선에 많이 보였다면 최근에 선객이 없었다는 증거다.
까치버섯도 심심해질 때면 하나씩 등장했다.
지난해까지는 까치버섯을 씻어 냉동했다가 사용했는데 식감과 맛이 현저히 떨어져서 올해는 건조해 보관 후 사용하기로 했다.
네 번째로 본 능이버섯이다.
다섯 번째 본 능이버섯.
사진 정중앙에 능이버섯이 있다.
이런 장면을 보고 싶어서 험난한 산행을 한다.
인터넷 시대에 누구나 사진을 찍어 어렵지 않게 올리다 보니 능이버섯 사진이 검색해 보면 천지다.
사진이나 산행기만 보면 너무나 많이 나와 산에 가기만 하면 누구나 능이버섯을 볼 수 있을 것 같이 생각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 년간 혹은 수십 년간 산행을 해 온 고수들만이 능이버섯을 어렵지 않게 찾아내고 그들만이 그들만의 자리가 있다.
대다수는 그저 희망을 가지고 발품을 길게 팔며 아주 적은 양의 능이버섯을 발견해 내고
그마저 꽝 산행의 빈도가 더 높다.
사진은 그저 사진일 뿐이다.
10여 km 이상의 산행거리와 9시간 이상의 긴 산행시간에 능이버섯 3kg도 안되게 보고 온 나 역시 하수 중에 하나다.
어쩔 수 없다.
연구를 해도 개념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시간과 비용이라는 경제성의 측면에서 보면 버섯 산행은 비효율적 행위이다.
그래도 어김없이 먼 거리를 떠나는 이유는 이런 버섯을 보았을 때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강렬한 희열이 있기 때문이다.
능이버섯도 눈 맛이 입맛보다 한 수 위다.
능이버섯은 보관하기가 어렵다.
송이버섯처럼 대가 단단하지도 않고 수분에 취약하고 또 쉽게 상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건조다.
이렇게 건조 해 모아 놓으면 겨울철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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