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강원도 정선 ▶
2021 가을 단풍 산행... 3.
너덜겅 병꽃상황버섯 산행.
정선은 멀다.!!!
서울에서 왕복 거리 450km.
오가는 소요시간 주말기준 7시간 50분.
그 먼거리를 당일로 다녀오는 것은 보통의 열정으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찾아 간 곳.
너덜겅에는 병꽃상황버섯도 있지만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에너지가 있다.
짧은 접근로 포함해서 4km의 거리를 다녔는데 7시간 걸렸다.
7시간이 한두 시간처럼 지나갔다.
◆2021년 10월 23일(토. 음력: 9.18), 시간: 08:09-15:05(6시간 56분), 이동거리(도상): 4.0km, 고도: 569m- 1,133m) ◆
병꽃상황버섯은 병꽃나무에 붙는 아주 작은 버섯으로 상황버섯으로 불리는 여러 버섯 중에서 가장 작다.
주로 자생하는 지역이 능선의 북사면 너덜겅 주변이며 상시 습도가 유지되는 곳에 고사되는 병꽃나무에 붙는다.
버섯이 붙는 나무는 거의 고사된다.
병꽃상황버섯은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바로 옆에 있어도 찾아내기 힘이 들고
모든 너덜겅 지역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서 아주 귀한 버섯에 속한다.
버섯이 워낙 작기 때문에 우선 너덜겅 주변 병꽃나무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짧은 임도를 통해서 계곡으로 접근한다.
갑자기 한파가 몰려와 아침 온도는 -0.5도.
약간 쌀쌀하다.
시야가 나쁘다.
습도가 높아서 바위가 미끄럽다.
이런 곳에 다니려면 많이 넘어져 본 경험이 필요하다.
얼마 가지 않아서 병꽃나무에 붙은 상황버섯을 보았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너덜겅으로 탐험이 시작된다.
병꽃상황버섯은 다른 상황버섯의 특징처럼 갓 상단 검은 것이 다 자란 성체다.
처음에는 아래 사진처럼 갓 상단이 갈색의 빛을 띠지만 다 자라면 검게 변한다.
바로 앞 한 나무에서 채취한 병꽃상황버섯이다.
나무의 크기나 굵기에 따라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사진에서 보이는 크기가 보통의 크기이다.
이것보다 더 작은 것은 다 자라도 10원짜리 동전 만하다.
안개가 끼어서 시원한 너덜겅 풍경 감상은 별로다.
이 너덜겅 주변에 병꽃나무가 있기는 하지만 군락을 이루는 정도는 아니어서 상황버섯 보기는 쉽지 않았다.
아직 성체가 되지 못했지만 건강하게 자란 병꽃상황버섯이다.
분위기는 좋으나 병꽃나무 보기도 어렵고 버섯 보기는 더 어렵다.
너덜겅 주변 중에 이런 지역이 가장 다니기 어렵다.
정신을 집중해서 다니지 않으면 부상의 위험이 높아서 산행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도 이런 지역으로 다니는 산행은 잡념이 사라지고 오로지 산행에 전념할 수 있어서 정신건강에 좋다.
축축하고 미끄럽고 으스스하고 분위기는 그렇다.
이 지역은 병꽃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지 않다 보니 오름길에 가끔씩 병꽃상황버섯을 보여준다.
병꽃상황버섯을 보기 위해서는 이렇게 병꽃나무를 먼저 찾아내야 한다.
최상품이다.
크기가 조금 아쉽지만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기에 이 정도면 좋은 약재다.
이미 고사되었지만 병꽃나무가 이렇게 굵게 자라기는 쉽지 않다.
마가목 열매가 아주 크다.
가끔씩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보면 고지대 마가목은 열매가 작다고 하는데 경험해 보면 다 그렇지는 않다.
마가목은 수종이 하나 같아도 종류가 아주 많아서 열매의 크기로 고지대와 저지대 마가목을 구분하기 어렵다.
마가목 열매를 채취하기에는 시기가 약간 지났다.
10월 초에 마가목 열매는 건강하고 깔끔하지만 지금의 마가목 열매는 겉으로 보기에는 좋아 보여도 쭉정이도 섞여 있고 표피에 검은 이물질도 많아서 상태도 나쁜 편이다.
자연에서 나오는 것이라도 입에 들어가는 것은 최적의 상태에서 채취하는 것이 좋다.
어떤 것이든 적기는 있다.
하루 이런 지역만 거의 다녔다.
짧은 거리였지만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걸린 이유는 이런 험지로 다녔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은 잡념이 많으면 다닐 수 없다.
병꽃상황버섯은 채취도 어렵지만 손질도 어렵다.
버섯이 워낙 작고 채취지역이 습도가 많은 나무 밑이라서 온갖 이물질과 이끼가 버섯에 있기 때문에 조각칼로 섬세하게 제거해야 한다.
담금주나 차로 끓여 마셔야 하는 것이라서 대충 손질하여 말리면 좋은 약재가 될 수 없다.
채취 시 무게는 438g.
거피 후 무게 362g.
작은 조각칼로 438g을 거피하는데 3시간가량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렇게 거피하고 손질하여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세척한 후 전자레인지에 5분 정도 살균 처리한다.
살균처리 후 볕에 말려 1주일 이상 자연 건조하면 명품 담금주 소재인 병꽃상황버섯이 드디어 탄생한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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