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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기(藥草記)

여여산기(如如山記)...11.


        경기도 가평      


【 꽃송이버섯 산행 


"  긴 가뭄으로 꽃송이버섯 보기가 어렵다.

   그나마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서 몇 개 구경만 했다. 

   

 ■ 2019년 7월 10(수), ◆시간:05:27'-12:07'(06시간 39), ◆이동거리(도상): 11.9km, ◆출발지고도: 287m,최고고도: 945m. ◆ 출발시 온도: 21도. 


▲ 오소리.

족제비과 포유동물. 낮에는 잠을자고 주로 어둠이 내려 앉으면 나타나는 동물로 알고 있는데 두서너 해에 한 번 정도 우연히 숲속에서 만난다.

오소리가 감각이 무딘 것인지 아니면 상위 포식자가 없어서 경계에 게을러서 그런 것인지 만날 때마다 내가 먼저 발견하고 이렇게 사진까지 담아낼 수 있도록 오소리는 한 참의 여유를 준다. 




▲ 임도길.

잣나무 숲이 발달한 지역이다보니 가을철 잣을 수확하기 위한 임도길이 잘 관리되고 있다.

오후에 비소식이 있기도 하고 여름철이라서 더위도 피할 겸 새벽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 꽃송이버섯은 지금 기준으로는 흉년.

여름 장마비가 적당히 내려주고 고온이 1주이상 지속된다면 꽃송이버섯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지역이었는데 아직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매년 대박자리였는데 본 것이라면 이제 막 올라온 유균 한 개가 전부였다.




▲ 꽃송이버섯 유균

꽃송이버섯은 처음 올라올 때 이렇게 짙은 노란색을 띠다가 성체가 되면서 밝고 연한 아이보리색으로 변한다.




▲ 두 번째 지역에서 본 꽃송이버섯. 

자리를 옮겨 임도를 따라 긴거리를 찾아갔는데 역시 보이는 건 이렇게 가뭄으로 타 들어가는 버섯 서너 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습도가 높지 않아서 버섯이 상하지 않고 그대로 자연건조가 진행되고 있었다.

상태는 좋은 편이다.







▲ 오소리와의 만남.

자기 앞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자기 본연의 일만 한다.ㅎㅎㅎ

다 자란 어미라서 귀여운 구석은 없지만 하는 짓이 재미있어서 가만히 앉아 관찰을 하며 여유있게 사진도 찍었다. 

거리는 10m정도.




▲ 돌아보는 오소리.

한 참을 몰라봐서 "오소리야"하고 작은 소리로 외치니 그제서야 살짝 돌아본다.




▲ 경계.

고라니나 멧돼지처럼 바로 도망을 치지 않고 한 참을 부동자세로 쳐다보면 경계를 한다.





▲ 자리에서 이탈하기...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움직이며 자리를 뜬다.




▲ 마지막 도망가기 직전.

그래도 잠시 또 정지상태로 경계를 한다. 내가 앉아서 사진기를 들고 있으니 얼마나 덩치가 큰지 짐작이 가지 않는 듯 싶다.

180cm의 거구가 일어서면 줄행랑을 칠텐데 내가 움직이지 않고 계속 앉아 있으니 아주 여유를 부리며 자리를 떴다.




▲ 식생의 한계를 극복한 꽃송이버섯.

지금까지 나의 상식을 깨는 꽃송이버섯이다.일반적으로 꽃송이 버섯이 나오는 지역이나 조건과 부합되지 않는 곳에서 꽃송이버섯을 보았다.

보시다시피 임도 바로 옆이고 수풀이 그늘을 약간 만들어 준다지만 햇빛이 잘 드는 지역이다.





▲ 596g의 건강한 꽃송이버섯.

아직 다 자란 것은 아니지만 중간정도 자란 것으로써 식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최고 좋은 상태라서 취했다.




▲ 버섯의 수난.

오늘 비가 오겠지만 긴 가뭄으로 버섯 갓이 쩍쩍 갈라졌다.





▲ 산꿩의다리.

이맘쯤에는 이렇게 예쁜 꽃보기가 어렵다.




▲ 몰려오는 비구름.

맑다 흐리다를 반복했다. 15시부터 비예보가 있는데 정말 비가 오긴 올 것 같은 상황이다.




▲ 경기북부 어느 고을.

명산의 조건은 빼어난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가 없는가도 포함된다. 워낙 명산을 많이 다녀서 눈을 다 버려 이정도 풍경은 그다지 눈길이 오래가지 않는다.




▲ 주능선으로 하산.

임도를 많이 걸어 지루해서 주능선길로 하산하다가 출발지로 가장 빨리 내려서는 지능선으로 하산했다.




▲ 고향처럼 포근한 묵밭.

내려서니 이곳이다. 사람의 손길이 가지 않으면 밭은 금방 이렇게 되는데 이 풍경이 정겹다.


현재까지 기준으로만 보면 올해 꽃송이버섯은 매우 귀하다.

카페 약초 장터방에 올라오는 것을 볼 때도 꽃송이버섯이 많이 나오지 않는데 산행을 해보니 이유를 알겠다.

지금쯤 유균이라도 많이 보여야 하는데 문제는 보이는 게 없다.


오늘 내일 비가 얼마나 내릴지는 모르지만 이번 비가 꽃송이버섯 발생을 좌우할 것 같다.

비만 적당히 내려 준다면 앞으로 10여일 후가 기대되지만 하늘이 하는 일은 결코 알 수 없다.


식용으로 즐기는 버섯은 아니지만 꽃송이버섯을 보는 즐거움과 눈맛은 능이나 송이버섯과 다름이 없다.

비가 많이 내려주기를....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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