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기(藥草記)

여여산기(如如山記)...65.

우투(utu) 2021. 9. 19. 07:31

 산행지: 강원도 영서지역 

 

2021 가을 버섯 산행... 5.

 

호기심 충족 버섯 탐색 9시간.

 

계획은 영서 북부지역 능이 송이버섯 산행이었으나

새벽에 인제읍에 들어서자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는 먹구름을 몰고 다니며 적게 내렸지만 그치지 않았고

이미 내린 비로 산속의 상황은 산행하기에 좋지 않을 정도이기에

바로 영서 남부 쪽으로 이동해서 계획에 없는 산행을 시작했다.

 

산속은 황량했고 보이는 버섯 자체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호기심 충족 산행.

평소 가보지 않은 루트로 기대 없이 다녔다.

 

 2021년 9월 18일(토. 음력: 8.12), 시간: 08:01-17:13(9시간 11분), 이동거리(도상): 9.4km, 고도: 476m- 1,014m) 

 

자연산 표고버섯

올해 자연산 가을 표고버섯은 귀했다.

지난해에는 발생조건이 맞았는지 대풍으로 한 자리에서 한 배낭도 어렵지 않았는데 올해는 그 반대다.

산행을 하면서 10개 이상의 표고목을 확인했는데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맛을 볼 정도로 큰 것은 이게 전부다.

 

채취 후 그 자리에서 바로 맛을 보면 자연산 표고버섯의 향과 맛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다.

왜 표고버섯이 가을버섯의 3위에 순위가 매겨지는지 바로 알게 된다.

 

산행지 입구 마을 풍경

가을 버섯철에는 어디든 작은 산 큰 산 할거 없이 빨간 줄로 다 통제다.

이렇게 빨간 줄로 온 산의 접근로에 줄을 쳐 놓으니 계획 없이 나오면 갈 곳이 없다.

개인산이든 국유지든 다 자기네 땅이다.

 

그나마 버섯이 많이 나오지 않는 지역이나 작은 동네에 접해있는 지역만이 조심히 들어갈 수 있다.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한 편으로는 지역적 이기주의가 아닌가 싶다.

그런 곳이다 보니 막상 들어가 봐도 버섯이 나올 것 같은 지역은 길이 반질반질하다.

 

노루궁뎅이버섯

올해 유일하게 풍년은 노루궁뎅이버섯인 것 같다.

땅만 보고 다니지 않고 나무도 보고 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수확이 가능하다.

 

노루궁뎅이버섯

노루궁뎅이버섯은 특유의 버섯 비릿한 냄새가 나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만나도 그다지 반갑지 않다.

각종 항암효과가 뛰어나다고 해서 인기가 많은 버섯이지만 막상 가져오면 잘 먹지 않게 된다.

 

지계곡 풍경

주능선 보다 지능선을 더 많이 오르내리다 보면 몇 번을 만나는 지계곡이다.

이런 풍경을 잠시 땀을 식히며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송이버섯 자리

처음부터 버섯 보기는 포기했다.

워낙 보이는 잡버섯들도 없고 뭐가 보일 것 같지도 않아서이다.

그 상황에서 산에는 꾼들의 길이 요란하게 나 있었어 이삭 줍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송이버섯

그래도 송이버섯 두 개는 챙겼다.

 

표고목

이런 표고목을 10여 개 보았지만 어김없이 표고는 보기 어려웠다.

 

표고버섯

그중에 어린 표고가 붙은 고사목을 보았는데 이게 전부다.

 

자연산 표고버섯

그래도 표고 맛은 보고 가라고 달랑 2개를 보여준다.

현장에서 시식.

맛 좋다.

 

개암다발버섯
개암다발버섯
능이버섯

동물이 밟고 지나갔는지 버섯의 상태가 별로고 이미 뿌리는 썩었다.

아무리 맛이 좋은 버섯이라고 해도 썩어가는 상태의 버섯에는 관심이 없다.

버섯은 식재료이고 건강하지 않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은 좋은 음식이 아니다.

 

쉼터

욕심을 버리니 긴 산행은 소풍이 된다.

송이버섯 2개,노루궁뎅이버섯 3개가 오늘 수확의 전부다.

9시간 산행에서 수확물로 보면 꽝 산행이지만 마음은 오히려 즐겁다.

 

매화촌 해장국

인제 IC에서 나와 현리 방향으로 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위치해 있는 매화촌 해장국집.

인제에서 산행 후 고속도로를 타기 전에 거의 이곳에서 해장국 한 그릇을 먹는다.

오래 다니다 보니 이제 단골이 되었고 이제는 산행의 마지막 코스처럼 되었다.

귀가시간이 늦어 여기서 해장국 한 그릇을 먹지 못하는 날이면 아쉬움이 아주 크다.

 

맛은 먹어 본 해장국 중에서 최고이고 늘 그 맛이 변함이 없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