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산기(野營山記)...1-2.
처음으로 보낸 산정에서의 하룻밤...
풀벌레와 바람소리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고라니의 거친 소리.
늦은 밤까지 이어진 더위는 산정에도 같았다.
결국 자다 깨다 반복하며 보낸 하룻밤...
간단히 준비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텐트옆 바위에 앉아 감상하는 하늘의 별들과,
밝은 달빛으로 보이는 어둠속의 야경은 고산야영이 주는 또다른 선물이다.
그리고...
2일차.
◆일자: 18년 8월 2일,〈출발시간:11:52'-도착시간:14:02'-소요시간:02시간 09분〉이동거리: 3.8km,〈출발지고도:1,353m-도착지고도:652m 〉
◆경로: 배달은석-개인약수터-개인약수터 주차장.
▲△ 아침 텐트내에서 본 풍경1.
뾰족하게 주억봉이 보인다.아침이슬이 풀을 적셨다.가지런히 놓인 슬리퍼가 정겹다.
▲△ 아침 텐트내에서 본 풍경2.
카메라를 텐트 밖으로 내어 사진을 담았다.텐트 밖에서 지난 밤을 지켜 준 스틱이 고맙다.
혹시 밤에 멧돼지가 접근하면 어쩌지 하는 잡생각에 텐트 문 앞에 2개의 스틱을 꼽아 놓고 대비를 했다.ㅎㅎㅎ
실은 텐트를 설치하기 전에 땅 상태를 보니 멧돼지 흔적이 많이 보였었다,
▲△ 일출.
설악산 방향에서 해가 떴다.가스가 약간 있는 상태라서 좋은 일출구경은 못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 일출 후 아침 텐트주변 풍경.
▲△ 텐트주변 야생화 구경하기...
텐트를 쳐 놓았고 혼자 야영이니 멀리 이곳저곳 다니면서 구경하기는 어렵다.야영산행의 한계는 발이 묶이는 것이다.
그래도 워낙 야생화가 많은 곳이니 슬리퍼를 신고 슬슬 구경을 해 보았다.
▲△ 술패랭이꽃.
▲△ 매발톱꽃.
▲△ 둥근이질풀.
▲△ 참취.
▲△ 멧돼지의 흔적.
텐트 설치 전에도 있었던 멧돼지의 흔적들.질경이 군락지 땅속에 무언가를 잡아 먹은 것 같다.
▲△ 텐트가 설치된 공간.
헬기장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헬리포트가 안 보인다.풀이 무성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둥근이질풀.
▲△ 참당귀는 숫당귀가 되고...
바위 쉼터 옆에 참당귀..크기는 작았지만 이미 꽃대가 올라와 있다.
▲△ 배달은석에 텐트 이동설치.
아침을 간단히 해 먹고 아래 배달은석으로 이동하여 텐트를 다시 설치했다.
식수는 4리터 중 2리터가 남은 상태였다.다만 워낙 더위가 맹공을 하여서 갈증이 너무 심했다.
텐트구축도 연습이 필요하다.
바람이 심하거나 추위가 심한 지역에서는 그저 생각하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텐트를 칠 수 있어야 한다.
내공은 그런 수준에 도달 했을 때 있다고 할 것이다.
바람도 거의 안 불고 땅은 평평하며 다만 더위만 장난이 아니었다.
우선 치고 보자.
그래서 이렇게 배달은석에 텐트 설치는 완성되었다.
▲△ 멧돼지의 흔적.
지난 밤에 멧군이 다녀가셨다.
배달은석 좋은 자리 한 군데를 망가뜨렸다.하기사 이곳은 텐트를 치라고 있는 곳이 아니고 그들의 놀이터이니 망가뜨렸다는 표현은 잘 못이다.
다시 오지 말라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
▲△ 엄청난 더위.
하룻밤을 더 배달은석에서 보낼 생각이었는데 오전 10시도 안 되어 찌는 더위가 몰려왔다.
배달은석 등로 좌우로 그늘을 찾아 보지만 더위를 피할 그늘이 없다.
타프 밑은 열기로 가득하고 갈증이 더 심해져서 배달은석 평전 아래 있다는 샘터로 가보았지만 샘터물도 말랐디.
샘터라기 보다는 그냥 고지대에 흐르는 물길이었으니 이 더위에 마르는 것은 당연지사..
결국 가고오고 더 갈증만 나게하는 악수였다.
▲△ 샘터가 있는 바위.
평전으로 내려서는 길도 희미하게나마 흔적이 있다.이곳이 진정 야생화천국이다.
▲△ 하산을 위해서 다시 꾸려진 배낭.
남아있는 물을 충분히 마셨다.이 더위에 남아있는 물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극기훈련이 아니라면 내려서야 한다.
다음 기회에 이곳에서 하룻밤을 위해 다시 찾아 와야겠다.
▲△ 배달은석을 뒤로 하고...
내려섰다.
배낭은 여전히 무겁다.
더 많은 짐을 지고 걷는 백패커들이 존경스럽다.
홀로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생각나는 게 있다.
나의 산행스타일과 야영산행은 어울리는가?
그렇다.!!!
무게로 몸을 혹사시키는 것도 그렇고, 긴 밤을 홀로 보내 보는 것도 그렇고, 가끔씩 상그지(?)가 되어 보는 것도 그렇다.
그리고...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