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일기(小小日記)

아름다운 상황버섯 감상...4.

우투(utu) 2016. 12. 6. 12:02

병꽃상황버섯.

너덜겅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

너무 작아서 늦가을이나 한겨울에야 비로소 제 모습을 어렵게 보여준다.

 

 

 

너덜겅.

이러한 너덜겅에서는 어떤 생물도 살아나갈 수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너덜겅은 그곳에 적합한 생물들이 자라는 산 속의 보물지대다.

 

 

 

 

너덜겅 주변의 습한 곳에는 이끼가 바위를 뒤덮으며 자라고, 식생에 맞는 나무들이 자연스레 자리 잡는다.

한겨울에 다른 식물들은 거의 겨울잠을 자는데 너덜겅 주변의 식물들은 오히려 더 왕성한 겨울을 보내기도 한다.

 

 

 

 

수령이 많은 병꽃나무.

너덜겅 주변의 터줏대감.

이렇게 나이 많은 병꽃나무에서는  방향과 습도 고도 경사만 맞으면 아름답고 귀한 버섯을 구경할 수 있다. 

 

 

 

 

병꽃상황버섯.

건강한 나무에도 붙지만 이렇게 오래되고 고사(枯死)가 진행되는 나무에서 주로 보이는 상황버섯.

한 나무에서 이끼와 공생하는 것인가 경쟁하는 것인가?

사람의 눈에 쉽게 드러내지 않게 위장효과를 발휘해주는 것만으로 본다면 공생이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맞이하는 병꽃상황버섯들.

이 정도 크기면 병꽃상황버섯으로 볼 때 대물급이다.

병꽃나무 가지가 워낙 작고 가늘어서 버섯이 붙어도 크게 자라지 못 하기 때문이다.

 

 

 

 

유균상태의 병꽃상황버섯은 갓상단도 밝은 갈색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지만

성체로 다 자란 병꽃상황버섯은 갓상단이 상황버섯의 특성인 진한 검은색을 띤다.

 

 

 

 

아름답다.

정말 아름다운 것은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버섯들이 있을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저 그냥 버섯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황금같은 버섯이다.

이 병꽃상황버섯들이 나에게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아마도 거칠고 험한 곳으로 산행을 하여 얻어 온 사연이 있기 때문이리라...

 

"실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자신을 드러낸다.

그것은 신비로운 것이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