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無心閑)산행...(2016년 전반기)
"사랑한다는 것은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은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저 유익하지 않아도 소중한 것이다."
소리로 말할 수 없는 것들과의 만남...
무심한(無心閑) 산행...
어렵게 찾아가지 않고는 결코 만날 수 없는 것들과의 조우(遭遇)...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 저편에 감성으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 황철상황버섯.【1월 16일,강원도 인제】
유균상태를 막 벗어나고 있는 황철상황버섯.다른 생물들도 다 그렇지만 어린 상태의 것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뽕상황버섯이 워낙 귀하다보니 그 외의 다른 상황버섯들에 대한 가치가 더불어 비교적 높게 평가 받으나 개인적으로 잘라 말하면 그저 목질진흙버섯이다.
약용버섯이라고 하는 게 다 그렇지만 만병통치약이나 치료제는 아니다.어떤 사람에게는 유익할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무익하거나 치명적으로 해로울 수 있는 것이 약용버섯이다.(개인적인 소견)
▲△ 개회상황버섯..【3월 8일,경기도 가평】
이 개회상황버섯도 유균상태를 막 벗어났다.계곡 주변이나 능선상 습도가 잘 유지되는 고지대에 주로 볼 수 있는 버섯이다.지금까지 보아왔던 상황버섯 중에 만약 미적 기준으로 버섯을 평가한다면 상황버섯 중에 여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 말굽버섯..【3월 17일,강원도 화천】
이 말굽버섯도 막 유균상태를 벗어났다.말굽버섯은 숙주목의 영양상태나 주변 환경에 따라서 성장이 무척 빠르다.1년생 말굽버섯이라도 큰 것은 1-2키로가 넘는 것을 많이 보았다.
▲△ 산수국.【3월 17일,강원도 화천】
산수국은 습도가 많은 계곡주변에서 주로 여름에 볼 수 있다.꽃이 피어있는 상태에서도 무척 아름답지만 이렇게 꽃을 겨우내 떨구지 않고 있는 상태도 아름답기가 여전하다.
▲△ 는쟁이냉이..【3월 24일,경기도 가평】
봄을 알리는 전령사.비록 꽃으로 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봄나물로 겨우내 떨어진 입맛을 살려내 준다.
나는 는쟁이냉이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한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산행지로 습한 계곡을 좋아해서 일 수도 있고, 나물의 매콤한 맛이 입맛에 맞을 수도 있으며, 늦 봄에 피는 하얀 꽃이 좋아서 일수도 있다.
▲△꿩의바람꽃..【3월 30일,경기도 가평】
▲△ 노루귀꽃..【4월 2일,강원도 홍천】
▲△ 개회상황버섯..【4월 2일,강원도 홍천】
성숙한 개회상황버섯.이렇게 다 자란 것들은 갓상단이 황금색이나 연갈색에서 이렇게 아주 검게 변한다.갓 상단에 방사형으로 나 있는 불규칙한 균열이 연륜처럼 그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 올괴불나무꽃..【4월 6일,강원도 화천】
실제로는 꽃이 아주 작아서 산행 중에 찾아내기 힘든 꽃이다.물론 고수의 눈에는 나무를 먼저 보기 때문에 쉬울지도 모르겠다.
대다수의 일반 산행자들은 이렇게 작은 꽃들까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산행을 하면서 아주 작은 것들까지 다 볼 수 있다면 그는 분명 평범함을 초월한 행복한 사람이다.
▲△ 너도바람꽃..【4월 6일,강원도 화천】
역시 작은 꽃이다.이 꽃도 계곡의 습도가 잘 유지되는 곳에 군생한다.
▲△ 만년석송..【4월 6일,강원도 화천】
비교적 지대가 높은 습한 계곡에서 군생한다.이 만년석송이 자라는 곳을 한두군데 더 아는데 다 인적이 드문 곳이었고 천미터가 넘어서는 고지대였다.
▲△ 숙은처녀치마..【4월 6일,강원도 화천】
처녀치마의 종류도 이파리로 구분하기 힘들지만 꽃이 피면 숙은처녀치마와 처녀치마로 나뉘는 것 같다.
숙은 처녀치마는 사진에서처럼 꽃대가 낮게 올라오고 상대적으로 큰 꽃이 핀다.반면 처녀치마는 꽃대가 30cm 이상 올라오고 꽃도 작고 볼 품없다.
▲△ 두릅순..【4월 12일,경기도 고양】
보기만 해도 입맛을 다시게 하는 참두릅이다.
두릅을 채취할 때는 항상 그렇지만 조금 나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버섯이나 다른 나물들은 채취를 해도 다음 해에 큰 문제가 없도록 채취하면 되는데 두릅은 순을 따면 나무에 치명적이다.그래서 두릅채취시에는 가지에 다른 순이나 눈이 있는지 자세히 보고 채취한다.
▲△ 당개지치..【4월 19일,경기도 가평】
비교적 고급나물로 알려졌으나 먹어 본 결과 나물로써는 불합격이다.
맛은 상대적이니 한 번 먹어보고 맛이 있다 없다고 논하기는 어렵지만 나에게 만큼은 그렇다. 단,꽃이 피었을 때의 야생화로써의 아름다움만은 상위급이다.
▲△ 병풍쌈..【4월 27일,강원도 화천】
병풍쌈도 아름다울 수 있다.이렇게 막 순이 올라 올 때의 모습은 형언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이 분명 있다.
일반적으로 병풍쌈을 이야기 할 때 이파리의 크기나 나물의 맛을 주로 이야기 하지만 새싹의 아름다움은 거의 못 보는 듯하다.
연하고 뽀송뽀송한 솜털이 나있는 이파리를 자세히 내려다 보고 ,눈 높이를 맞추어 보면 병풍쌈이 얼마나 예쁜지 금방 알 수 있다.
▲△ 병풍쌈..【4월 27일,강원도 화천】
▲△ 나도옥잠화..【5월 5일,강원도 화천】
큰 이파리에 저렇게 작은 꽃이 피니 참 불균형적이다.조금 더 큰 꽃이 핀다면 더 좋았을 텐데 작은 꽃을 피우는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다.
나도옥잠화가 꽃을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피우는 것은 결코 아니니 서운할 것도 없지만 암튼 그렇다.
▲△ 청노루귀꽃..【5월 8일,강원도 화천】
▲△ 얼레지꽃..【5월 12일,강원도 화천】
▲△ 는쟁이냉이꽃..【5월 19일,경기도 가평】
▲△ 풀솜대꽃..【5월 19일,경기도 가평】
▲△ 큰앵초..【5월 19일,경기도 가평】
참 아름다운 꽃이다.꽃대를 길게 올리고 화려한 꽃을 나팔처럼 달았다.큰앵초가 피는 시절이면 저 꽃 하나만을 보아도 서운하지 않을 정도로 하루가 즐겁다.
▲△ 눈개승마..【5월 21일,강원도 화천】
아직 눈개승마는 나에게 나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다.꽃이 피어야 눈에 띄는 눈개승마를 언젠가는 맛 보겠지만 지금은 꽃만으로도 좋다.
▲△ 표고버섯..【5월 26일,강원도 인제】
같은 무게의 표고버섯이 좋은가 같은 무게의 상황버섯이 좋은가?
나의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눈으로 보는 희소성으로 본다면 당연히 상황버섯이 더 가치가 있겠지만 유익성으로 본다면 표고버섯이 한 수 위다.
최근에 산행 중 표고버섯을 생으로 서너 개 먹고 배탈이 나서 이틀을 고생했지만 그래도 표고버섯의 맛과 향은 질리지 않는다.
▲△ 표고버섯..【5월 26일,강원도 인제】
저렇게 나무에 경쟁하듯 붙은 크고 싱싱한 표고버섯을 만나면 그 기쁨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 금낭화..【6월 4일,강원도 인제】
군생하며 피어있는 금낭화는 비록 화려하지만 고귀함에서는 조금 쳐진다.이렇게 철 지나 초여름에 외롭게 피어있는 금낭화가 금낭화계 중 후수(後手)지만 고수다.
▲△ 초롱꽃..【6월 4일,강원도 인제】
초롱꽃이 더 예쁘게 보이는 것은 인위적인 환경이 아닌 자연적인 환경 덕분이다.또한, 금낭화나 큰앵초처럼 꽃이 두드러지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주위 환경보다 약간 튀는 색감만으로도 벌을 유인할 수 있다면 초롱꽃이 요즘 피는 꽃들 중에 갑이다.
END